좋은 시 산책

by 서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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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golden retriever lying on blue textile

*그 여자 그 남자의 잠*

철들고 나서 부터
내 삶의 8할의
잠든 숨소리는
청보리 밭으로
밀려왔다 부서지고
다시 또 밀려오는
잔잔한 봄 바다 푸른 파도 소리

그 파도 소리 들리면
내 삶의 8할이
먼 여행이라도 떠난 듯 아련하여
일순 죄도 없이
형장에 선 사형수처럼
더 사랑하지 못한 어제의 아쉬움들이
가만 가만 목을 조여온다

사람이 사는 이유야
남자가 사는 이유야
사람의 수 만큼 많겠지만
그 파도 소리에 나는 그만
세상 아무 이유도 없이 행복하게
그 바다에 몸을 던지는
사람의 집은  한 집 뿐인
자그마한 섬이라네

 

시인   청화

closeup photo of white petaled fl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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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댓글

월광춘객 2025년 02월 25일 - 2:13 오후

많은 아쉬움 가운데 사랑을 마저하지 못한 아쉬움이 가장 가슴 아프겠죠?
시 한편을 읽으며 회상에 젖어듭니다.

청화 시인님의 고결한 심성이 느껴지는 시네요^^

답글
tts32s 2025년 02월 27일 - 4:18 오후

잔잔한 파도 소리와 슬픔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시네요.

답글
지니 2025년 02월 27일 - 4:18 오후

8할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이네요.^^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감정을 잘 나타내는 것 같아요^^

답글
지니 2025년 02월 27일 - 4:19 오후

“더 사랑하지 못한 여자의 아쉬움”이 가슴에 와 닿아요 ~~ 좋다 시!!

답글
노고지리 2025년 02월 27일 - 4:20 오후

와!! 시 잘쓰시네^^ 청화님 팬됐습니다.

답글
쌉소리 2025년 02월 27일 - 4:23 오후

읽으면서 마음이 차분해지는 시 로군!! 잘읽었습니다.

답글
골든클럽 2025년 02월 27일 - 4:24 오후

시 전반에 흐르는 애절함이 느껴진다….. 무겁지만 아름답네요.. ㅎㅎ

답글
가을소리 2025년 02월 27일 - 4:24 오후

문화예술 코너 좋네요. 많이 많이 글 좀 올려주세요

답글
ms560 2025년 02월 28일 - 9:20 오전

인간의 고뇌가 엿보이는 좋은 시 한편 잘 보고 갑니다!

답글
쌉소리 2025년 02월 28일 - 9:21 오전

오늘 날씨와 잘 어울리는 시 한편 보고 가요.

답글
그림282 2025년 02월 28일 - 10:56 오전

무거운 시 ㅠㅠ 요즘 너무 슬퍼요~ 힘 나는 시로 미소 좀 짓고 싶어요. 청화 작가님^^

답글
카세y 2025년 03월 19일 - 12:01 오후

잘 읽고 갑니데이~

답글
사과한입 2025년 03월 19일 - 12:03 오후

이분 시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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