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기운을 기분좋게 품고서 후배 중근의 집을 막무가내로 쳐들어 갔다.
특별한 행사가 없으면 거의 집에서 정원의 나무들을 다듬고 있을 것이기에 이씨는 집에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찾아간 것이다.
도시에서 공작기계 판매업을 해서 소문이 날 정도로 돈을 모은 중근은 고향으로 들어와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살고있다.
도시에 있을 때도 지역 자율방범대에는 금전적으로 꾸준히 지원을 해왔었다.
모든 대원이 고향 선후배들이기에 중근의 성격상 애정을 갖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침 중근은 정원에서 낙엽을 쓸어 모으고 있었다.
“아우님! 뭐하고 계시는가?”
무엇을 하는지 뻔히 보면서도 인사 삼아서 말을 건넸다”
“예~, 형님은 뭔 좋은 일이 있는것 같아요. 얼굴이 환하게 꽃이 피었어요”
“아! 좋은 일이 있고 말고지. 잠시 이리로 앉아봐. 금방 끝날 이야기가 아니야”
이씨는 정원에 있는 의자로 중근을 끌어 앉히다시피 했다.
“실은 말이야. 내가 마누라하고 일을 봐주고 있는 저기 밤나무 골 그 영감 이야긴데, 보기보다는 재력이 있는가봐. 우리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모여준다면 지원을 해 주겠데. 뭐 모여서 몸을 움직이는 일이 아니라 이야기나 하고 단합된 모양이나 갖추고 뭐 그렇게만 해도 밥도 사고 술도 사준다고 그러네. 우리도 늙도 젊도 안하지만 부실해진 청년회를 부활시킨다는 의미로 해서 손해 볼 일은 아니잖아?”
말을 들은 중근은 뭔가 깊이 생각하듯 손으로 턱을 만지면서 먼 하늘을 바라 보았다.
“왜? 마음이 내키지 않는가?”
이씨는 중근의 얼굴을 관찰하듯이 빤히 바라보며 대답을 다그쳤다.
“형, 사실은 말이야. 내가 그 영감이 수상스러워서 내심 살피고 있던 중 이었어요. 형한테 피해가 갈 수 있는 일이어서 많이 조심스러웠지 그렇잖으면 적극적으로 액션을 취했을 거요”
중근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씨는 그럴리가 없다는 듯이 손을 내 저었다.
“아니, 내가 저 집에 일 들어가기 전에는 우리끼리 좀 그랬지. 희한하게 골짜기에서 혼자 저렇게 살고 있다고 말이 많았지. 그런데 내가 가까이서 보니까 뭐 금전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이 노년을 자연과 함께 보내기 위한 거였어”
이씨가 적극 해명을 이어가도 중근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우야, 그렀다면 더 잘됐다. 우리 모임을 후원하려면 장소까지 그 집으로 하자고 그러면 되잖아. 그래가지고 요리 조리, 구석 구석을 살펴보면 되지뭐. 그렇게 하면 되겠지?”
이씨는 모처럼 원님 덕분에 생색낼 기회인지라 어떻게 하던지 중근의 동의를 구하려고 했다.
중근의 리더쉽이면 다른 사람은 자동으로 따라오기 때문이었다.
“그럽시다. 오케이! 그런데 형은 절대 그 사람한테 이런 내 마음을 비쳐지게 해서는 안돼요. 알았죠?”
중근도 마음을 굳혔다. 차라리 옆에 바짝 붙어서 살펴보면 자신의 촉이 무엇이라도 찾아 낼 것으로 자신감이 차 올랐다.
“형, 당장 오늘 저녁에 사람들을 모아서 의논을 합시다. 다행히 벼도 다 수확했고 농한기에 들었으니 미룰 이유가 없네요. 형은 그 집으로 당장 가서 수 일 내로 모인다고 장소를 좀 잡아 달라고 해 주세요”
중근은 이씨를 보내고 곧바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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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댓글
즁간자 12가 나왔군요 ㅎㅎ 기다리다 들어와봤더니 제갸 댓글 1빠입니다. ㅋ
드디어 새인물이 나왔군요 혹시 중간자의 주인공? 글이 정말 흥미롭네요!
주제도 사실 이제 감이 와닿고요 몰입감있게 잘 쓰셨네요. 13회 고고!!
와우!! 새 남주 등장!! 중근이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사실 견재하는 세력이 참 중요한테 중근이의 역활이 궁금해 집니다.
스릴있고 긴박하게 써주세요 !! 저의 개인적 소견~~ 다음화도 기대만발입니다. 13화로 가즈아~~~~~
지역사회와 연대라…… 김진일의 계획에 맞설 중근이 등장 짜잔!!! 앞으로 김진일의 계획이 호락호락하지는 않겠군요..
하지만 김진일의 모략이 찬란하게 빛을 보게는 해주실거죠? ㅋㅋ 13화 기대됩니다.
중근이의 등장이 흥미롭습니다. 마을과 김진일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기대됩니다.
김진일이 마을을 이용하려는 과정이 교묘하네요.
처음엔 선한 척 접근하지만 앞으로 그들을 도구로 활용할 생각이 잔인하기까지합니다..
계획적인 일들이 척척 들어맞다가 한번에 침몰?할것이지만 위기를 더 고조시켜주시면 합니다.
요즘 시대가 이렇듯 속이 뻥 뚫어질 마지막이 기대됩니다. 13화도 기대할게요 ^^
저 한 사람의 등장으로 파국으로 갈지 아닐지 판이 갈릴 것 같은 느낌입니다… 요즘 전쟁과 국경에서의 잔혹한 인권유린 행태들을 보면서 사람이 가장 무섭다는 말들이 실감이 나는 날들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디 새로운 인물을 통해 삶의 즐거움과 행복감을 맛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짧은 문체로 지루하지 않고 작금의 현실에 비추어 보기가 쉬운 작품이라 더 여운이 진하게 남습니다… 바쁘신 와중 인 줄은 아오나 벌써 다음화가 기다려 집니다… ㅋㅋ…
1화부터 정주행했네요.
소설이 있었네요.. 빠져들어서 잘 봤습니다.